대형건설사마저 떠난다… ‘미분양 무덤’ 부산 위기감 고조
롯데건설 영남지사 20년 만에 폐쇄, “역대 최악의 주택경기 영향” 해석
미분양, 대구와 함께 전국 최고, 청년층 유출로 실수요 자체가 줄어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이 수년째 계속되는 건설경기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부산과 밀접한 관계인 롯데그룹 산하 롯데건설 등 대형업체가 인력 철수를 결정하면서 위기감은 더 고조되는 모양새다.
부산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영남지사를 20여년만에 폐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부터 해당 지사 직원들은 본사와 타 지역 건설현장에 전환배치될 예정이다.
롯데건설 측은 조직 효율화를 위한 개편 차원일 뿐 달라지는 게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롯데건설 관계자는 “영남지사는 기존 홍보 부문 소속”이라면서 “본사 차원에서 부산·경남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을 부산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것으로 해석한다. 주택 부문 비중이 큰 롯데건설이 경기 악화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짐작이다.
한 지역 업계 관계자는 “해당 지사 비중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철수) 결정 자체가 부산 분양시장 상황에 대한 방증이 아니겠느냐”고 봤다.
롯데건설뿐 아니라 다른 대형건설사도 최근 부산 지역 인력 축소에 나선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3월부터 영남사업소 인력 규모를 기존 대비 40%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K에코플랜트의 경우 타 건설사 대비 주택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지역 건설 시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부연했다.
한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산 지역은 지역마다 분양이 심하게 양극화 됐다. 해운대나 남천동, 북항 같은 지역 말고는 미분양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분양이 원활한 일부 지역에 들어가지 못하면 건설사들로서는 공사비 회수도 어려워지는 판국에 철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산 주택 건설경기는 역대 최악에 가깝다.
대한건설협회 부산광역시회 관계자는 “업체들 공사 기성액(실적) 자체가 2023년 이후 대폭 줄고 있다. 폐업율 또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준공후 미분양 주택 수는 2023년 말까지만 해도 1000가구 아래였으나 2024년부터 폭증하기 시작해 올해 1분기에는 3000가구를 넘어섰다. 5월 현재 2945가구로 잠시 진정됐지만 여전히 대구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높다.
준공후 미분양은 5월 기준 부산진구 926가구를 비롯해 사하구 428가구, 사상구 340가구 등 서부산권 중소형 평형에 집중됐다.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중소형 평형이 지역 청년층 유출로 수요 예측부터 어긋난 양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실수요 자체가 (수도권에 비해) 적기 때문에 투자자금이 끊긴 게 침체의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수요 위주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미분양이 해소되더라도 대구 사례처럼 역세권 등 입지 좋은 곳부터 매우 천천히 느린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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