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대출 한도 축소에 계약 포기 속출, 강동·노원·중구·강북 잇따라 재공급
1순위 경쟁 뚫고도 계약 이탈, “나홀로 아파트, 분양가 경쟁력 이미 상실”
전용 49㎡ 미달·9차 무순위까지 소형 주택형·저상품성 단지 외면 뚜렷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1순위 청약에서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정작 계약 단계에서 수요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규모가 작은 나홀로 아파트를 중심으로 무순위 청약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대출 규제 강화와 분양가 상승이 맞물린 수요자 선별 현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동구 ‘에스아이팰리스 올림픽공원’은 올 6월 15~16일 전용 52㎡ 9가구를 대상으로 9차 무순위 사후공급 청약을 진행했다.
무순위 사후공급이란 청약 경쟁이 발생했음에도 계약 포기 등으로 생긴 잔여 물량을 재모집하는 절차다.
해당 단지는 2024년 3월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그로부터 2년이 넘도록 분양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역세권 입지와 올림픽공원 조망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아파트라는 구조적 한계에 고분양가 논란까지 겹쳤다. 최초 입주자모집공고 기준 전용 52㎡ 분양가는 최고 13억7000만 원으로, 2022년 서울 분양시장 최대 규모였던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의 최고 분양가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노원구 ‘해링턴플레이스 노원 센트럴’도 58가구를 대상으로 2차 무순위 사후공급 청약을 실시했다. 지난해 1순위에서 평균 7.66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지만 계약 단계에서 이탈이 속출했다.
임대주택 비율이 높고 단지 규모가 작아 환금성과 주거 선호도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계약 포기가 이어지는 배경으로는 지난해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가 꼽힌다.
정부는 6·27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10·15 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규제지역으로 묶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40% 수준으로 낮췄다.
분양가는 가파르게 오르는데 실수요자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의 한계치는 낮아지면서, 조금이라도 상품성이 떨어지는 단지에는 최종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상품성 격차에 따른 선별 현상은 면적별로도 두드러진다.
중구 ‘청계 노르웨이숲’은 올 6월 11~12일 9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는데, 전용 59㎡는 분양이 마무리된 반면 전용 39㎡는 수요자를 찾지 못해 재공급에 나서야 했다.
강북구 ‘더 리치먼드 미아’의 경우 지난 5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전체 99가구 중 98가구가 무순위로 넘어오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올해 6월 23일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전용 59㎡는 5.79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전용 49㎡는 84가구 모집에 61건이 접수되는 데 그쳐 미달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선별 현상이 구조적으로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요자들은 브랜드, 커뮤니티 시설, 단지 규모 등 상품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데, 나홀로 아파트는 같은 연식의 대단지보다 통상 10~20% 낮은 시세가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분양가가 그 이상으로 올라오면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고, 대출 규제 강화가 선별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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