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이기는 시장 없어…하락세 지속될 것"
평택, 이천, 오산 등 반도체 붐을 타고 잘 나가던 경기도 남부 반도체 벨트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한동안 집값이 급등했지만 최근 매매가가는 하락하고 미분양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평택 미분양 아파트는 2497가구에 달한다. 이천, 오산에도 각각 1600가구, 1360가구씩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다. 이들 3개 지역 미분양 물량(5457가구)은 경기도 전체 미분양(1만521가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봐도 올 들어 2주간 평택 아파트 매매 가격은 0.33% 하락했다. 이천은 0.24%, 오산은 0.13% 떨어져 경기도 평균치(-0.05%)보다 하락폭이 컸다.
집값이 하락하다보니 매물도 점차 쌓여가는 모습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월 20일 기준 평택 아파트 매물은 1만1296건으로 2년 전(5534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천(2348건)과 오산(2575건) 역시 같은 기간 각각 52%, 41% 늘었다.
경기 남부지역 반도체 밸리 특수를 누렸던 주거용 오피스텔도 미운오리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동탄과 평택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곳으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지역이었다.
불과 21년 22년까지만 해도 반도체 경기가 정점을 찍으면서 해당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가릴 것 없이 최고가를 기록했다.
동탄역 디에르트 퍼스티지도 2021년 323가구 모집에 2만 6783명이 청약을 접수해 82.7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입주를 앞둔 현재 해당 오피스텔의 매물은 쌓여만 가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323세대 중 매물로 나온 곳은 100세대이고 전세와 월세까지 포함하면 200세대가 넘는다.
이와 같은 두터운 매물대로 인해 마이너스 프리미엄과 계약금 포기, 계약금의 2배를 포기하는 더계포(더블 계약금 포기) 매물까지 등장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비단 디에르트 퍼스티지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디에르트와 가까운 곳에 2026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힐스테이트 동탄역 세트릭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으며 입주까지 1년 넘게 남았지만 마이너스 프리미엄과 무피에 부가세 환급을 조건으로 내건 매물이 나오고 있다.
오는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고덕신도시 유보라더크레스트도 6억의 분양가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1억 3,000만원에 달하는 더계포 매물을 포함해 분양가 대비 10%이상 저렴한 계약금 포기 매물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경기 남부지역의 오피스텔 가격의 하락 원인으로 과도한 공급이 첫번째 원인으로 분석된다.
3~4년전 반도체 경기가 호황을 맞이하면서 삼성전자 공장이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오피스텔이 우후죽순으로 지어졌지만 반도체 경기가 하강기를 맞으면서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하락하게 됐다.
여기에 금리 상승, 국내와 국제정치의 불안정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하락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오피스텔의 하락과 함께 주변 아파트 가격의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평택의 아파트 가격은 2024년 고점을 찍은 이래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동탄도 2022년의 고점에 비해 20% 빠진 가격에서 실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때 큰 주목을 받으며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동탄과 평택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원툴인 해당 지역에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사들의 적극적인 입주 노력과 함께 금리와 정치적 안정화를 통한 불확실성의 제거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경기도 평택, 이천, 오산은 반도체 벨트로 불리면서 집값이 치솟았지만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데다 워낙 공급 물량이 많아 한파가 부는 모습으로 투자는 지양하고 철저히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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