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서울 집값에…‘아파트 대체재’ 오피스텔 다시 급부상 할까?
집값 급등에 대체재인 오피스텔로 눈 돌리는 수요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 증가…신고가 경신 사례도 속출
월세화 가속도…오피스텔 임대수익률도 5년 만에 최고
서울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한동안 시들했던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재’로 다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기준금리 인하와 전세의 월세화 등이 맞물리면서 오피스텔로 다시 눈을 돌리는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양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 오피스텔 매매거래량(계약일 기준)은 5979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거래량이 4683건이던 것과 비교하면 약 27.7% 증가한 수준이다. 6월 말까지 신고기한이 남은 만큼 5월 최종 거래량은 6000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텔 거래량은 집값 급등기인 지난 2020~2022년 연간 1만5000건을 상회했다. 2021년에는 1만9930건까지 치솟았다. 이후 2023년 8984건으로 내려앉았고 지난해에는 1만966건을 기록했다.
당시 아파트에 대한 규제 일변도 정책이 추진되면서 아파트와 유사한 구조와 평면을 가진 오피스텔로 수요자들의 발길이 옮겨갔다.
오피스텔은 청약통장, 거주지 제한, 주택 소유 여부 등과 관계없이 청약할 수 있고 당시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70%까지 가능했다.
오피스텔에 대한 정부 규제도 점차 강화되면서 인기를 사그라졌다. 단기간 기준금리가 급등하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등이 겹치며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전세사기 여파가 덮친 것도 한 몫 했다.
올해 들어 집값 호황기 당시 분위기가 재현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서울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수익형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금리 수준이 낮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거래가 늘면서 오피스텔 가격도 상승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2019년 1월=100)는 올 1월 123.5에서 5월 123.8로 4개월 연속 올랐다.
서울 서초구 ‘서초트라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3월 종전 최고가 대비 4억원 오른 1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남구 ‘도곡푸르지오’ 전용 113㎡은 4월 17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지난 5월 중구 ‘힐스테이트청계센트럴’ 전용 34㎡는 4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고 양천구 ‘목동파라곤’ 전용 82㎡ 역시 같은 달 14억6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월세화가 속도를 내면서 임대 수익을 꾀하기에도 유리해졌다.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서울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4.8%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수도권에 국한해서 보면 오피스텔은 아파트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로 인식된다”며 “서울 아파트 값이 워낙 비싸서 이제 사기 힘들어지다 보니 오피스텔,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로 수요가 옮겨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방 2개 이상 갖춘 주거용 오피스텔, ‘아파텔’로 신혼부부 등 젊은 수요층이 몰리면서 시장이 어느 정도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오피스텔은 여전히 무주택자보다 1주택 수요가 많고 실수요보다 투자 목적으로 유입되는 수요가 대부분이어서 실질적으로 시장이 회복되려면 아예 주택 수에 포함시키지 않는 등 정부가 획기적인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